녹의 맛 “귀안이 열렸네.” 세진(洗塵)이라 적힌 면보를 쓴 꼬마가 중얼거렸다. 박문대는 눈앞의 꼬마를 바라보며 아득히 생각했다.
돌려줘 고등학교 1학년 5월. 뜬금없는 시기의 전학이었다.
오늘의 날씨는 맑음 평화로운 휴일 아침, 오늘의 날씨를 알리는 기상캐스터의 목소리를 흘려들으며 박문대는 주방의 식기를 대신해 물잔을 손에 들었다.